의료에서 레이저는 어떻게 작용할까? 빛의 과학으로 치료하는 원리

오늘날 병원에서 흔히 사용되는 레이저는 단순히 피부를 태우거나 절개하는 도구가 아니라, 특정 조직을 정밀하게 찾아내고 반응시키는 고도화된 광학 기술입니다. 기미나 잡티 제거, 안구 질환 치료, 내시경적 수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레이저는 ‘빛’을 도구로 삼아 인체와 상호작용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빛’ 하나로 이처럼 다양한 치료가 가능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의료용 레이저가 인체 조직에 작용하는 과학적 원리를 핵심 중심으로 풀어보겠습니다.

 

 

 

📌 목차

• 의료용 레이저, 일반 빛과 뭐가 다를까?
• 조직을 선택하는 레이저의 비밀: 파장과 흡수율
• 어떤 레이저가 어떤 질환에 쓰일까?
• 빛으로 치료가 가능한 이유: 열, 진동, 광화학 반응
• 자주 묻는 질문(Q&A)

 

의료용 레이저, 일반 빛과 뭐가 다를까?

일반적인 손전등이나 햇빛은 여러 색(파장)의 빛이 섞여 사방으로 퍼지지만, 레이저는 단 하나의 파장만을, 매우 좁은 방향으로 집중해서 방출합니다.

예를 들어, 755nm의 알렉산드라이트 레이저는 정확히 이 파장의 빛만을 생성하며, 직진성과 집광성이 매우 뛰어나 특정 부위에 정확한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변 조직을 최소한으로 자극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조직을 선택하는 레이저의 비밀: 파장과 흡수율

인체 조직은 빛의 파장에 따라 흡수하는 정도가 달라지는 고유한 특성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붉은 혈관 속 헤모글로빈은 532nm 빛에 민감하고, 피부의 멜라닌은 755nm 부근의 빛을 잘 흡수합니다.

의료용 레이저는 이 차이를 이용하여 특정 조직에만 열을 전달하고, 나머지 주변 조직은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이를 ‘선택적 광열작용(Selective Photothermolysis)’이라 부르며, 색소질환, 혈관 병변, 제모, 문신 제거 등에서 핵심적인 원리로 사용됩니다.

 

어떤 레이저가 어떤 질환에 쓰일까?

질환의 종류에 따라, 사용되는 레이저의 파장과 출력, 펄스 시간은 모두 달라집니다. 아래는 주요 레이저 종류와 적응증을 정리한 예시입니다:

• 532nm KTP 레이저: 모세혈관 확장증, 붉은 안면홍조
• 755nm 알렉산드라이트: 기미, 주근깨, 제모
• 1064nm Nd:YAG: 깊은 색소 병변, 혈관 병변, 레이저 토닝
• 2940nm Er:YAG: 각질 제거, 흉터 리서피싱
• CO2 레이저 (10,600nm): 점, 사마귀 제거, 피부 절개

파장이 달라지면 빛이 피부에 침투하는 깊이, 흡수되는 조직, 발생하는 생리 반응이 모두 바뀌게 되며,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시술이 이뤄집니다.

 

빛으로 치료가 가능한 이유: 열, 진동, 광화학 반응

레이저가 인체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단순히 ‘태운다’가 아닙니다. 작용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 광열 작용: 조직에 흡수된 에너지가 열로 전환되어 세포를 파괴하거나 응고시킴
• 💥 광역학 작용: 광감작제를 통해 빛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암세포나 이상조직을 선택적으로 파괴
• 🎯 광기계 작용: 극초단 레이저로 조직을 미세하게 진동시켜 물리적 분해 효과 유도 (예: 피코레이저)

이처럼 각각의 치료 목표에 따라 물리적·화학적 반응이 정밀하게 설정되어야 하며, 숙련된 의료진의 경험이 치료 효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Q&A)

Q1. 레이저로 치료하면 흉터가 남지 않나요?
A. 대부분의 레이저는 비침습적이거나 최소절개 방식이지만, 출력이나 시술 깊이에 따라 경미한 상처나 재생 반응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시술 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Q2. 시술받기 전 마취가 필요한가요?
A. 대부분의 경우 연고 마취나 냉각 시스템으로 충분하며, 고출력 시술은 필요에 따라 진정 또는 주사 마취가 병행되기도 합니다.

Q3. 색소질환 치료에 왜 반복 시술이 필요한가요?
A. 모든 색소는 한 번의 시술로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며, 피부 재생 주기와 멜라닌 세포의 활성도에 따라 여러 차례의 시술이 필요합니다.

 

레이저는 단순한 열기구가 아닙니다. 빛의 물리적 특성과 인체 생리 반응을 정밀하게 조합한 과학 기술입니다. 정확한 진단과 목적에 맞는 파장 선택, 시술자의 경험이 더해질 때 비로소 안전하고 효과적인 결과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