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여드름은 피지샘 (sebaceous gland) 질환이라서, 여드름 환자의 모공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공 내에 피지덩어리들이 뭉쳐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들이 모공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내부에 정체되어 발생하는 질환임을 알 수 있습니다.
피지를 생성하는 피지샘은 손바닥과 발바닥을 제외한 전신에 존재하는데 특히 두피, 얼굴, 목, 등, 가슴에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피지샘은 대부분 모낭 (털집)과 연결되어 있고 작은 관을 통해서 피지를 분비하며 안드로겐과 같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피지를 분비합니다. 피지는 피부 표면에서 지질층을 형성하여 피부의 윤기, 수분 증발 억제, pH 유지, 유해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 살균작용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피지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정체된다면 여드름이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여드름은 피지선의 크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피지선이 가장 크고 밀도가 높은 부위는 얼굴과 두피인데, 이 두 부위가 여드름이 가장 호발하는 부위인 이유가 됩니다.
특히 얼굴에는 세 가지 형태의 피지샘이 있습니다.
- 턱수염 모낭 (beard follicle): 피지샘이 적은 수로 존재하며 성모 (털)가 내용물을 원활히 배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므로 여드름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 피지 모낭 (sebaceous follicle): 피지샘이 매우 크고 숫자가 많지만 털이 매우 작은 크기로 존재하여 여드름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대부분의 여드름이 이 형태의 모낭에서 발생합니다.
- 솜털 모낭 (vellus follicle): 중간 형태의 피지샘 크기와 숫자를 가지며 작은 연모가 존재합니다.
즉, 피지샘의 크기가 클수록, 털이 짧고 작을수록 여드름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여드름이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으나, 다양한 인자들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요인들이 대표적인 유발요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
- 남성호르몬에 의한 피지 분비 증가
-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모낭 입구의 과각화와 이로 인한 모공 폐쇄
- 세균 (P. acnes)의 증식
- 염증 유발
- 피부장벽기능의 이상
- 유전적, 환경적 요인
2. 보통여드름 (심상성 여드름, Acne vulgaris)
심상성 여드름이라고도 불리는 보통여드름은 10대에 주로 생기는 가장 흔한 형태의 일반적인 여드름을 말하는데, 발생 연령대를 감안해서 청년기 여드름 (청소년기 여드름, adolescent acne)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사춘기에 호발하는 털피지샘단위 (pilosebaceous unit)의 자기국한성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특징적인 면포와 홍반성 구진, 농포 등을 형성합니다.
주로 사춘기에 호발하지만 20대 이후에 발병하기도 합니다. 남자는 16~19세 사이에, 여자는 남자보다 조금 이른 시기인 14~16세 사이에 발생 빈도가 가장 높습니다.
병변은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인 얼굴이나 목, 등, 가슴과 같은 부위에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병변이 얼굴에 생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몸통에도 발생하게 되는데, 이 경우 몸의 중앙선을 따라 많은 수의 병변이 분포하게 됩니다. 얼굴 병변이 사라진 후에도 몸통의 병변은 오랜기간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여드름의 병변은 면포 (comedones)라 불리는 비염증성 병변과 작은구진, 통포, 결절과 같은 염증성 병변으로 구별할 수 있지만 흔히 혼재되어 나타납니다. 비염증성 병변인 면포는 모낭 상피의 각화로 인해 각질과 피지가 정체되어 생기는데, 폐쇄면포 (closed comedones)와 개방면포 (open comedones)가 주를 이룹니다.
개방면포는 각질과 피지의 축적으로 모낭 입구가 확장되어 발생하는데 육안으로 볼 때 편평하거나 약간 융기되어 있는 병변으로 중심부에 각질과 피지로 구성된 검은색의 물질이 모낭 안에 존재합니다.
각질세포와 피지 등으로 구성된 각화성 각전 (plug)에 의해 모낭이 막히면 폐쇄면포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고, 입구가 넓어지는 변화를 보이면 개방면포가 됩니다. 개방면포의 각전은 멜라닌의 산화작용에 의해 노출부가 검게 변하므로 흑두 (블랙헤드, black head)로 불립니다.
임상적으로는 폐쇄면포가 개방면포보다 더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폐쇄면포는 대부분 직경 1mm 이하의 반점 또는 구진 형태의 병변으로 백두 (화이트헤드, white head)로 불리는데 모낭의 개구부가 막혀있어서 염증성 병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개구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폐쇄면포의 특징때문에 발견을 위해서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피부를 양쪽으로 당겨서 관찰하면 숨겨진 폐쇄면포를 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보통여드름에서 염증성 병변은 표재성의 작은 구진이나 농포의 형태로 존재하거나 심재성의 결절이나 농포 등의 다양한 형태를 보이게 됩니다.
특히 심재성 병변은 주로 진피 하방에 깊게 존재하는 병변으로 결절이나 심재성 농포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결절은 5~10mm의 소결절과 1cm 이상의 대결절로 분류하는데 2~3cm 이상의 큰 직경을 가지는 심재성 병변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초기 상태의 결절은 촉진 시 딱딱하고 아프며 붉은 색의 병변을 보입니다. 이러한 결절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부드러워지고 말랑말랑해지며 덮고있는 피부가 벗겨지기도 합니다.
심재성 농포는 일반적으로 연하고 1cm 이상의 크기를 나타내게 됩니다. 결절성 병변이 진행되면서 발생하지만 때로는 작은 염증성 농포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심재성 농포성 병변이 심해지면서 두 개의 결절이 융합하여 아령 모양을 보이게 되는데 이를 응괴성 여드름이라 부르며 치료가 대단히 어렵고 재발의 위험이 높습니다.
여드름을 제 때에, 그리고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여러가지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홍반, 색소침착, 넓어진 모공, 흉터가 이러한 후유증에 해당하는데, 여드름을 어떻게 치료하고 관리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특히 흉터는 얼굴에서 주로 위축성 반흔으로 나타나고 몸통에는 비대흉터나 켈로이드가 발생하는 편입니다. 또한 보통여드름을 앓고 난 후에 발생하는 염증 후 과색소침착은 피부색이 짙은 사람에게 특히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의학박사 정종영(2020). 임상적 피부관리. 도서출판 엠디월드 (MDworld medical book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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