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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쓸개길폐쇄증 (Biliary atresia)

by 치료소개구리 2024.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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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쓸개길폐쇄증이라는 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질환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쓸개즙이 어떤 경로를 통해 분비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1. 쓸개길(담도)의 해부학

쓸개즙(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쓸개(담낭)에 저장되었다가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는 액체입니다.

쓸개길(담도)의 해부
그림 출처: https://www.cancer.org/cancer/bile-duct-cancer/about/what-is-bile-duct-cancer.html

 
쓸개즙이 흘러가면서 여러 가지 이름이 붙은 관들을 지나가게 되는데, 사실 위치에 따라 이름이 바뀐 것일 뿐 쓸개즙이 지나가는 길이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좌, 우 간에서 쓸개즙을 만들어 각각 좌간관, 우간관으로 보내고 이는 온간관으로 모입니다.
생김새를 보시면 온간관에서 온쓸개관으로 쓸개즙이 주르륵 흘러내려 십이지장으로 바로 내려갈 것 같이 생겼지만 바터 팽대부라는 부위에 괄약근이 있어 평소에는 쓸개즙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합니다. 대신 쓸개관을 통해 쓸개로 모이게 되는 것입니다.
 

2. 쓸개길폐쇄증(Biliary atresia)이란?

간외쓸개길(extrahepatic bile duct)주산기(perinatal period)부터 서서히 폐쇄되어가는 질환(progressive obliterative cholangiopathy)으로 치료하지 않는 경우 간섬유화, 간경화, 간기능부전 등을 초래해 생후 2세 이전에 사망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먼저 간외쓸개길이란 위에서 언급한 쓸개즙의 흐름을 먼저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용어입니다.

쓸개즙은 간에서 만들어지므로 간 내부에도 쓸개길(담도)이 있고 간 밖에도 쓸개길이 있습니다.
그림출처: https://my.clevelandclinic.org/health/body/21690-gallbladder

 
그러니 간외쓸개길이란 간을 벗어난 부위에서 관찰되는 쓸개길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또, 주산기란 태아가 세상에 나온 시기의 전후 몇 주간을 의미합니다. 정확한 정의로는 임신 20주 이후 또는 출생체중이 500g 이상으로부터 출산 후 28일까지의 시기를 뜻합니다.
 
출생아 10,000명당 1명 발생한다고 추정할 수 있고 아시아권에 흔한 질환입니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자가면역성질환의 일종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크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3. 쓸개길폐쇄증의 분류

위 그림에서 처럼 세 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A) 이 형태가 가장 흔하며 간외쓸개길이 모두 폐쇄된 모습입니다.
B) 간외쓸개길 중 쓸개와 온쓸개관을 연결하는 길인 쓸개관은 개통되어 있고 간에서 내려오는 온간관은 막힌 모습입니다.
C) 좌, 우간관이 만나 온간관이 되어 내려오는 부위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형태입니다.

 

4. 쓸개길폐쇄증의 증상 (임상양상)

건강해 보이는신생아 혹은 영유아가 회색 혹은 흰색의 무쓸개즙성 대변(acholic stool)을 출생 직후부터 보이거나, 출생 후 노란 변을 보다가 서서히 흰색 혹은 회색의 을 보는 것으로 시작되며 병적 황달이 점점 심화됩니다.

무쓸개즙성 대변입니다. 건강한 아이들의 변에서 볼 수 있는 노란빛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림출처: https://www.contemporarypediatrics.com/view/1-month-old-girl-acholic-stools

 
간은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을 쓸개즙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쓸개즙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므로 빌리루빈이 쌓여 황달이 심해지는 것입니다.
 
쓸개길폐쇄증 환아들의 초기 간 기능은 정상이며 외관상 건강해 보이나 병이 진행되면 점차 간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생후 2세 이전에 간 기능상실로 모두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병입니다.

 

5. 쓸개길폐쇄증의 치료

카사이 수술이라 불리는 간문맥창자연결술(Kasai portoenterostomy)을 1차 수술로 시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카사이술 후 경과가 좋지 않아 간 기능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소아 간이식을 2차로 시행하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도 치료를 종결하는 완치의 개념은 아니며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 생각하셔야 합니다.
카사이술 후 장에 살고 있는 세균이 쓸개관을 타고 올라가 감염증을 일으키는 쓸개관염(cholangitis)과 같은 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카사이술 후 황달의 소실은 약 60-80%에서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수술이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치료법이라 하더라도 약 50-80%의 환자는 10년 이상 자신의 간을 가지고 양질의 삶을 살아가므로 1차 수술방법으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참고문헌: 외과학 (Textbook of Surgery), 2판, 대한외과학회, 군자출판사,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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