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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급성 충수돌기염 (맹장염, Acute appendicitis)

by 치료소개구리 202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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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맹장염이라고 알려진 급성 충수돌기염은 맹장 아래에 붙은 충수돌기에 발생한 염증을 의미합니다.
먼저 이 질환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급성 충수돌기염의 병태생리 (Pathophysiology of acute appendicitis)

맹장은 소장이 끝나고 대장이 시작하는 부위이고, 끝이 막힌 주머니모양의 장이라는 뜻입니다.
다시말해 맹장의 위쪽으로는 상행결장과 연결되어 있지만 아래쪽으로는 충수돌기를 내며 끝이 막혀있죠.
아래 그림을 보시면,

맹장 아래쪽으로 붙어있는 꼬리같은 구조물을 충수돌기라 부릅니다.

맹장 아래로 가느다란 꼬리가 하나 있는데, 이것을 충수돌기(Appendix)라 부릅니다.
충수돌기벌레 모양으로 뻗은 구조물이라는 뜻인데 (벌레 충 자를 씁니다) 끝이 막힌 터널같은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맹장염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급성 충수돌기염은 사실 맹장에 염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충수돌기에 염증이 발생한 것이므로 틀린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림과 같이 대변이 이동합니다.

일반적으로 소화가 된 음식물(대변)이 소장에서 넘어오면 맹장은 이것을 상행결장쪽으로 올려보냅니다.
그러다 일부 대변찌꺼기가 충수돌기의 입구를 막게 되면,
충수돌기에서 분비되는 점액이 맹장쪽으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충수돌기의 내부 압력이 높아집니다.

대변덩어리가 충수돌기의 입구이자 출구를 막은 모습입니다.

충수돌기 내부의 압력이 높아질수록 충수돌기로의 혈액순환이 점차 어려워지고,
결국엔 혈액순환이 완전히 차단되는 수준까지 이를 수 있게 됩니다.
부어오른 충수돌기는 염증이 시작되고 허혈(국소 부위의 혈액순환 장애)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염증이 발생하기 시작한 충수돌기입니다.

허혈이 발생한 부위는 추후에 천공(구멍이 뚫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충수돌기 내부의 쌓인 점액에서는 대장균들이 증식하여 충수돌기 내부에서 농양(고름)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충수돌기염이 천공으로 이어진다면 내부에서 증식하던 균들은 복강 내부로 쏟아질 수 있고, 이것은 복강 내 농양을 형성하거나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대변덩어리(충수결석, appendicolith라 부릅니다)가 충수돌기의 입구를 막고,
충수돌기 내부에 점액이 쌓이면서 혈액순환이 차단되고,
충수돌기가 점점 부어 오르며 동시에 대장균이 증식하고, 벽에 구멍이 나는 등의 일들이 벌어지게 됩니다.

충수돌기의 입구를 막게 되는 다른 원인도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이 충수결석이므로,
부족하지만 여기까지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급성 충수돌기염은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2. 급성 충수돌기염의 증상 (Symptoms)

급성 충수돌기염이 시작된 초기에는 주로 명치 혹은 배꼽 주위의 불편한 느낌이 발생합니다.
이를 내장통증(visceral pain)이라 부르는데, 충수돌기를 감싸는 장막에 분포한 신경이 자극되어 나타나는 통증입니다.
이외에도 입맛이 없거나, 메스꺼운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염증이 악화되면, 점차 충수돌기가 위치한 부위에 국소적인 통증이 발생하게 되고 열까지 동반할 수 있습니다.
충수돌기는 우하복부에 위치하고 있어 대부분 해당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데, 충수돌기의 해부학적 위치가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 통증의 위치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충수돌기가 뻗어있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진단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3. 급성 충수돌기염의 진단 (Diagnosis)

급성 충수돌기염은 특징적인 임상 증상의사의 신체진이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환자가 어떤 불편감을 느꼈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신체진찰 상 압통(Tenderness)을 호소하는 부위가 어디인지 등의 정보를 통해 이 질환을 의심하게 됩니다.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또는 복부 CT 등이 추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검사인데, 요즘엔 복부 CT가 진단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혈액검사에서는 염증지표들이 비정상적임을 확인할 수 있고, 영상검사에서는 부어오른 충수돌기를 확인하게 됩니다. 때로는 위에서 언급한 대변덩어리, 즉 충수결석이 보이기도 합니다.

붉은색 화살표로 표시한 것이 충수결석(appendicolith) 입니다.

(CT 출처: https://radiopaedia.org/cases/acute-appendicitis-with-appendicolith-3?lang=us)

 

마지막으로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4. 급성 충수돌기염의 치료 (Treatment)

흔히 맹장염은 수술해야하는 질환으로 알고 계시듯이, 급성 충수돌기염은 수술에 의한 합병증보다는 방치되었을 때의 후유증이 훨씬 심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수술적 처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충수돌기 절제수술(appendectomy)을 시행하는데, 배꼽을 통한 단일공 복강경 수술이나 배꼽을 포함해 세 개의 구멍을 내고 수술하는 표준적인 복강경 수술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염증이 심하게 진행된 상태로 내원하는 경우에 바로 수술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름을 배출하거나 항생제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수술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따라서, 급성 충수돌기염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응급실을 내원해서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술적 치료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https://drfrog.tistory.com/20

 

급성 충수돌기염의 수술적 치료 (Surgical treatment of acute appendicitis)

지난 글에서 충수돌기가 무엇이고 어디에 위치한 장기인지, 급성 충수돌기염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급성 충수돌기염의 치료법인 수술에 대해서 설명드

drfrog.tistory.com


임산부의 급성 충수돌기염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s://drfrog.tistory.com/424

 

임산부의 급성 충수돌기염 (Acute appendicitis in pregnancy)

임산부에게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 중 수술이 필요한 가장 흔한 질환이 급성 충수돌기염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임산부에게 급성 충수돌기염이 발생하면 일반적인 충수돌기염 환자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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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외과학 (Textbook of Surgery, 2판), 대한외과학회, 군자출판사,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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